내 통장에 잔액은 분명 남아 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 나도 이번 달 수입이 나쁘지 않았고 딱히 큰 지출도 없었는데, 막연한 불안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이런 감정은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은 돈이 어디에서 들어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 생긴다. 숫자는 있는데 딱히 기준이 없을 때, 사람은 가장 쉽게 불안에 휩싸인다.
통장 잔액만으로는 나의 재정 상태를 알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통장에 찍힌 숫자를 기준으로 자신의 경제 상태를 판단한다. 하지만 통장은 돈이 잠시 머무는 공간일 뿐, 현재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통장 안에는 사용 가능한 돈과, 앞으로 반드시 빠져나갈 돈, 아직 내 돈이라고 확정하기 어려운 돈이 함께 섞여 있다. 이 상태에서 잔액만 보면 실제보다 여유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반대로 이유 없는 불안이 커지기도 한다.
통장 잔액이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착각
통장을 자주 확인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 통장에 남아 있으면 전부 내 돈처럼 느껴진다
- 잔액이 늘어나면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아 안심한다
- 세금이나 고정비는 나중에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이런 착각은 나에게 잠깐의 안정감을 주지만, 결국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나 정산 시점이 다가오면 더 큰 불안으로 돌아온다. 그때서야 “왜 이렇게 빠듯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을 키우는 진짜 원인은 돈을 한 덩어리로 보는 습관
돈이 있는데도 불안한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모든 돈을 같은 성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이 들어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 돈을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돈처럼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전혀 다른 돈들이 섞여 있다.
- 지금 바로 써도 되는 돈
- 앞으로 반드시 빠져나갈 돈
-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은 돈
이 구분이 되지 않으면 지출 결정을 할 때마다 망설이게 되고, 남아 있는 돈이 얼마인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 애매함이 반복되면서 불안은 점점 커진다.
돈의 흐름을 보기 시작하면 달라지는 점
돈을 ‘얼마나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로 보기 시작하면 기준이 달라진다.
같은 금액이라도 목적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통장 잔액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심리적인 안정감은 훨씬 커진다. 불안의 상당 부분은 돈 자체보다, 그 돈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생기기 때문이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정리 방법
복잡한 가계부나 관리 앱을 쓰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아래 세 가지만 차분히 생각해 봐도 충분하다.
- 통장에 있는 돈을 하나의 숫자로 보지 않기
- 이 중에서 지금 사용해도 되는 돈은 얼마인지 구분하기
- 앞으로 반드시 나갈 돈이 무엇인지 떠올려보기
이 과정을 거치면 막연한 불안은 조금씩 줄어들고, 돈을 바라보는 기준이 생기기 시작한다.
돈이 보이면 불안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불안은 돈이 없어서 생기기보다, 돈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더 자주 생긴다.
통장을 자주 확인하는데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이제는 숫자보다 흐름을 살펴볼 때다.
돈 관리는 절약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어떤 재정 상태에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 그것이 관리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