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포장지에 적힌 ‘트랜스지방 0g’ 문구는 건강을 고려한 소비자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표기가 “완전히 없다는 의미인지”, “표기 기준은 무엇인지” 모른 채 지나친다.
이 글에서는 트랜스지방의 개념, ‘0g’ 표기의 기준, 그리고 소비자가 알아야 할 실제 허용 범위를 설명한다.
트랜스지방이란 무엇이며 왜 문제인가?
트랜스지방은 불포화지방의 한 형태로, 자연 상태에서 소량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된다. 특히 부분경화유(hydrogenated oil)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산업형 트랜스지방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규제 대상이 되었다.
트랜스지방이 문제로 지목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나쁜 콜레스테롤(LDL) 증가
2. 좋은 콜레스테롤(HDL) 감소
3. 동맥경화·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4. 염증 반응 증가 및 체내 지방 축적 관련
이러한 영향 때문에 미국 FDA는 2015년 트랜스지방을 식품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결정을 내렸고, 대한민국도 규제를 강화해 트랜스지방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생기는 트랜스지방도 있는데, 이는 초식 동물의 위에서 생성되어 우유·버터·양고기·소고기 등에 소량 포함된다. 이런 자연형 트랜스지방은 소량 섭취 시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본 글에서 주로 설명하는 대상은 산업형 트랜스지방이다.
트랜스지방은 맛을 유지하고, 저장성을 높이며, 바삭한 식감을 내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과자류, 패스트푸드, 빵류 등의 제조 과정에서 쓰여 왔다. 특히 튀김용 유지나 크림류, 마가린 등은 트랜스지방 주요 공급원이었기 때문에 규제 도입 이전에는 문제성이 심각했다.
이제는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포장지의 ‘트랜스지방 0g’ 문구가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
트랜스지방 ‘0g’의 정확한 표기 기준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악용할 수 있음에도 “0g” 표기가 가능한 이유는 표기 허용 범위 때문이다.
대한민국 식품 표시 기준에 따르면:
1회 제공량당 트랜스지방 함량이 0.2g 미만일 경우 ‘0g’으로 표시 가능하다.
이는 ‘완전 0’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정 기준 미만일 경우 0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미국 FDA 기준은 더 넓어 0.5g 미만일 경우 0g 표기가 가능했으나 현재는 규제가 더 강화되었다.
즉, 같은 제품이라도 제공량을 줄이면 표기상 ‘0g’이 되지만, 실제로는 미량 포함될 수 있다.
이 표기 규칙 때문에 다음과 같은 상황이 가능하다:
● 쿠키 1개 기준 트랜스지방 0.19g → 표기상 0g
● 감자칩 5개 기준 트랜스지방 0.1g → 0g 표기
● 하지만 봉지 전체를 먹으면 1g 이상 섭취할 수도 있음
이 차이는 소비자가 제공량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면 놓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또한 트랜스지방이 아예 없더라도 원재료명에 ‘부분경화유’가 있는지 확인하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부분경화유는 트랜스지방 생성과 연관이 높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트랜스지방 0g”은:
✔ 완전 무(無) 포함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음
✔ 제품 단위 전체가 아닌 ‘1회 제공량’ 기준
✔ 제공량 조절에 따라 표기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
따라서 단순 숫자보다 공급량 × 제공량 × 원료를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요소와 올바른 선택 방법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 ① 1회 제공량 기준 확인
영양성분표는 항상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0g’ 표기를 볼 때는 다음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총 내용량
● 1회 제공량
● 제공량 대비 섭취 패턴
예를 들어 감자칩 150g 제품에서 1회 제공량을 30g으로 설정하면, 5번 나눠 먹는 기준이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는 한 번에 봉지 전체를 먹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트랜스지방이 실제로는 ‘0 g×5회=0g’이 아니라 ‘0.15 g×5=0.75g’처럼 달라질 수 있다.
✔ ② 원재료명 확인 (부분경화유 여부)
트랜스지방의 주요 원인은 부분경화유(Partially Hydrogenated Oil)이다.
원재료명에 다음 성분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 부분경화유
● 경화유
● 쇼트닝
● 마가린
● 팜유 기반 유지(일부)
이 성분들은 과자, 냉동피자, 파이, 튀김류에서 발견될 수 있다.
규제 이후 국내 제조사들이 부분경화유 사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예전만큼 흔하지 않지만, 해외 수입 가공식품에서는 여전히 발견될 수 있다.
✔ ③ 패스트푸드·튀김류·베이커리 선택 시 주의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뿐 아니라 조리 방식에도 영향을 받는다.
튀김유를 반복 사용하면 산패가 생기고 트랜스지방 생성 가능성이 커진다.
트랜스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은 식품 유형은 다음과 같다:
● 도넛
● 파이 크러스트
● 냉동 피자
● 비스킷류
● 크림빵
● 마가린·크림 제품
● 튀김류(프렌치프라이 등)
특히 베이커리 제품의 유지류는 식감과 풍미를 위해 경화유 계열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성분 확인이 필수다.

트랜스지방 규제 덕분에 국내 식품의 트랜스지방 함량은 과거 대비 크게 줄었다.
하지만 ‘0g’ 표기만 믿고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표기 기준을 이해하면 더 정확한 식품 선택이 가능하며, 특히 어린이·고령자·건강 민감군에게 중요하다.
핵심은 다음 세 가지다:
1. 표기 허용 기준(0.2g 미만)
2. 1회 제공량 기준 해석
3. 원재료명 확인(부분경화유 여부)
건강한 식습관은 포장지의 작은 숫자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